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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활개짓

활개짓은 택견의 팔의 움직임을 지칭하는 말이다. 사람이 몸을 펴서 움직이거나 새가 날개를 폈을 때 날개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몽고의 전통 씨름인 부흐를 보더라도 새의 움직임을 형상화 한 춤인 항가리드 춤을 추는데, 이러한 인식은 북방 유목민의 영향을 받은 우리 문화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며 택견의 팔을 사용하는 기술과 동작을 활개짓이라 말한다.

 

활개의 범주는 사지(四肢)를 지칭하였을 때, 다리는 엉덩이부터 발끝까지 팔은 어깨․견갑(肩胛)으로부터 손끝까지로 볼 수 있다. 택견에서는 팔의 움직임으로 간주하고 전수가 되었는데 단순히 미적(美的) 특성이 아닌 팔의 보조수단으로 경기에 주로 사용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고 그 뿐만 아니라 옛법의 형태도 많이 보유한 동작이기도 하다.

 

활개짓에 대한 기록은 1983년 박종관 『전통무술 택견』 출간 이전의 자료인 1971년 「살아있는 태껸인 송덕기 옹」『태권도』 제3호와 1973년 예용해의 「무형문화재 조사보고서 제102호」에서는 ‘칼잽이’ 이외에는 찾아 볼 수가 없는 것으로 보아 중요하게 판단을 하고 기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銀髮의 태권도人」『태권도』 제7․8합본호에서는 손을 발의 보조 수단으로 설명을 하고 있으며 손질과 발질을 비롯해 옛법의 형태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만, 송덕기가 가르쳐서 사용하면 안 되는 것으로 기록을 하고 있고1)  2002년 김정윤 『태견. 위대편』과 『태견. 아래대편』에서는 기존에 택견 자료와 달리 방대한 활갯짓과 옛법 특성을 지닌 활개짓들을 수록하고 있다.2) 

 

활개짓도 내가 이름을 갔다가 붙인 거고.. 활개짓도. 뭐... 어떻게 해라! 이게 아니라 처음에 가면 우리 품밟기하면서 활개 흔들기 기본적인 거를 가르쳐 줘요. 그 다음에 할아버지 생각나시면 품밟기 쓰윽- 하다가 활개 엇갈리기. 뭐 이러면서 “이건 엇갈릴 수도 있다.” 그러면 우리가 엇갈리기. 우리가 지금 안 가르치지만 활개 누르기도 있고 활개 올리기도 하는데 할아버지가 “활개를 눌러!”, 뭐... “올려라!” 이렇게 하시는 거를... 신한승 선생님도... 신한승 선생님도 일정 부분 나처럼 그.. 할아버지의 활개짓을 명사화 시켰다 이거죠.…(중략)…(활개짓 사용은)그런 말없이 발길질에서 발길질하고 편안하게.…(중략)…(활개짓과 발질 연계는)응, 없었고, 없었고.…(중략)…나는 내 생각하는 건 택견은 손을 많이 안 썼어. 조선시대에 많이 안 썼던 것 같해.3) 

 

할아버지하고 이렇게 손자 식으로 막 얘기해 나는. 이렇게 막 조심스럽게 하지 않았어. (송덕기 할아버지는)이 어깨 불림 잘해. 이걸 못 하면 활개짓을 못 해. 이게 기본이야. 그러니까. (태극권하는)그 친구 그러잖아. 딱 보니까 품밟기에서 걔가 중국에서 타이치(태극권)에서 비전(秘傳)되는 기술들이. 택견에는 (기본으로)그냥 나오는 것들이야.…(중략)…무술이 다 동작의 이름이 있는 건 아니거든요. (손, 발 같이 움직이는)잔 것들은 그 안에서 다 아주 묻어서 가는 거예요. 잔거, 잔거 다 붙이면 (무술이)다 중국식으로 하지 그거, 그거(해서). 활갯짓이면 활갯짓! 그거 하나에요. (나는 그래서)안되면 순서를 1번, 2번 정하는 거예요. 그리고 옛날에 뭐 옛날에 활갯짓 어쩌나 저쩌나 그런 이름이 나는 없는 걸로 알아요. 그랬으면 그 비슷한 이야기라도 할아버님이 나한테 이야기를 해줬죠. 이야기를 해줬죠가 아니라 내가 한번쯤은 들었을 거란 말이에요. 근데 그런 이야기는 없어요.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택견이 무술 구성이 완벽하게 되어있는 무술이에요. 없는 거 같은데 완벽하게 되어있어요.4) 

 

활개짓의 전수는 도기현이 받은 전수 방식은 품밟기를 하는 중간이나 같이 배우는 제자들과 견주기 시에 때때로 일러주는 형태를 취하였고 활개짓 동작은 편안하게 하였으며 활개짓은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용우는 활개짓의 기본인 어깨불림이 잘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활개짓은 발질과 활개짓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무술의 기법이 다 구성이 되어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활개짓 역시 품밟기와 마찬가지로 제자들에게 전수한 형식은 정형되지 않은 형식으로 이용이 되어 왔다. 송덕기는 전수를 하고 기본 기술을 가르치고 움직이며 익히는 중에 한, 두 가지의 말이나 행동으로 일정함이 없이 전수를 해왔기 때문인지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손을 쓰는데 손을대는것이 아니라 손은 발기술의 方向을 모르게 하는 것이에요, 가령 손으로 머리를 치는척하면서 발길을 복사뼈를 친다던지 다시 말하면 손짓으로 저편을 혼라케 하라는 것이지요.…(중략)…(택견)前에 拳法이란 것이 있었습니다. 至今의 拳鬪와 비젓한 모양인데 武術을 하는데 맨 처음 입문으로 하는 것인가 봅니다.5) 

 

(활개짓이 발과 같이 움직인 것에 대해) 그렇지!! (아래 <사진 5> 발질)하기 전에 먼저. 이게 왜 준비하는 건데.…(중략)…활개짓이 그냥 사실은요. 무예는 중요한 것이 있는 것이 뭐냐면 어디서나 준비에요. 그러나 그것을 이론적으로 한데는 것보다도 활개짓 한 다는 것이 시늉이라고. 그러구 거긴 뭐를 내포하고 있냐면은 중심을 잡는 거에요. 내포하고 있는 거라고. 많은 부분이 나가잖아. 많은 부분 이 나가면 발만 움직여가지고 중심을 흐트러질 수가 있거든? 활개짓을 함으로서 하나의 보조 역할을 하는 거지.…(중략)…치는 시늉이지. 그러니까 인저... 물론 싸울 때는 치죠.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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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님의 기술을 낱기술, 낱기술 하는데 그것만큼 듣기 싫은 것도 없어요.…(중략)…손은 항상 얼르면서 당기고 끝에서 끝으로 가는 거에요. (<사진 5>와 같이)그럴 때 얼르기라는게 나오는 거에요.…(중략)…발을 찰 때도 시선을 손으로 주고 밑을 차고 그게 그래서 딴죽이나 안짱다리 같은게 잘 먹히는 거에요. 곧은발길이나 높은 발차기도 그런데서 연관(連貫)되서 나오는 거에요.7) 

 

1941년 잡지 기사인 「朝鮮武藝와 競技를 말하는 座談會」『朝光』의 내용과 박철희의 증언은 활개짓은 발의 방향을 속이는 것이라 말을 한다. 또한 박철희는 중심을 잡고 유사시에는 상대를 가격하는 기법으로 활개짓의 사용을 설명하고 있다. 고용우는 근대의 무술처럼 발차기면 발차기, 손이면 손과 같은 방식으로 송덕기의 동작을 정형하고 나누면 안 된다고 설명을 한다.

 

2007년 이용복의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에서 1985년 부산에서 열린 제1회 택견대회에서 송덕기가 신한승의 활개짓을 보고 화를 낸 것은8)  활개짓을 머리위로 드는 동작이 없는 것이 아닌, 정형(定型)되어 일정하게 같은 동작으로 움직이는 활개짓이 없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논리로 이용복은 가슴위로 활개를 움직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송덕기의 동작이 <사진 5>와 같이 활개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주장은 문제가 있다.

 

활개짓의 직접 사용을 하는 기술들 중 손질로 분류가 되는 기술들에는 태질9) 에 필요한 덜미잽이 기술들과 맴돌리기 기술들이 있지만 이러한 부분에 대하여 제자들의 공통적인 움직임은 같았다. 이것은 송덕기에게 전수를 받았지만 유도(柔道)나 씨름처럼 사람을 넘어트리는 기술에 필요한 동작으로서 보편성을 가지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또한 택견의 대표적인 기술인 칼잽이 역시 동일하게 사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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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영화제작소에서 촬영한 택견의 옛법 시연(시연자: 송덕기와 이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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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가 촬영한 송덕기(사진제공: 김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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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견. 위대편(2002)』 고용우와 송덕기

 

하지만 고용우는 송덕기의 기술 중 옷을 잡는 형태도 있었다고 하는데 <사진 6> 1984년 국가장학전수생 이준서와 함께 촬영하는 문화재청 기록10)이나 김병수가 촬영한 <사진 7>에서 옷을 잡는 멱살잽이의 형태와 같이 함께 사용되는 기술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활개짓의 부분(部分)이기도 하지만 옛법의 형태로 사용하여 온 것으로 판단 할 수 있다.

 

 

멱살잽이가 있고 덜미잽이, 멱살잽이, 뭐 그런 것들이 있어요. (<사진 8>)허리춤 잡는 것도. 그 택견의 독특하게 나오는 방법들이 있어요. 정면에서 끌어당기면서 줄띠를 잡는 방법이 있고. 허리춤 (허리 앞․뒤․옆구리)잡으면서 손가락으로 찌르는 형태가 있어요. 택견은 맴돌리기 같은 기법들은 맨손으로 잡을 때도 있고 옷이 있으면 옷을 잡아채고 그래요. 그게 (언어나 단어로)단정적으로 이랬다 저랬다 말로 하면 안 되는 거에요.11) 

 

(<사진 7>에 대해)이 부분은 (어떤 기술인지) 나도[는] 잘 모르겠지만, 옷을 잡고 하시더라고 올라오는 다리를 잡고 깃을 잡고 그런 형태를 취하시더라구12) 

 

활개짓의 사용에서 옷을 잡는 것은 활개짓 기본의 동작에서 옷을 잡아채거나 상대의 활개의 움직임을 막거나 흐름을 끊는 방법으로도 사용된 것을 알 수 있으며, 그 사용 방법과 종류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1973년 「銀髮의 태권도人」『태권도』와 도기현에게 전수한 방식으로 미루어 보아 옷을 잡아 뜯는 것은 옛법의 형태라고 판단 할 수있으며 견주기나 경기에는 금지된 것으로 판단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송덕기의 제자들을 통한 송덕기의 택견 기술 중 활개짓은 일정하게 같은 동작으로 계속 움직이거나 고정화되어 있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견주기 시에는 상대의 옷을 움켜잡지 않지만 넘어뜨리기 위해 잡아서 당기거나 미는 방법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 수 있으며 넘어뜨리는 목적을 제외한 활개짓의 주된 사용은 발의 사용을 보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무예의 성격이 강한 부분인 옛법과도 혼용될 수 있어 그 사용구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각주

  1. 대한태권도협회 1973, 「銀髮의 태권도人」『태권도』 제7․8합본호 “태껸을 발을 사용하여 상대를 제압하는 무도로 손을 보조적으로 사용하는데 그 특징이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2. 김정윤, 2002 『태견. 위대편』과 『태견. 아래대편』에서는 상대를 위해를 치는 활개짓․손질의 형태로 벽치기, 도끼날, 상대를 넘기는데 필요한 태질, 공격을 막는 막음질, 상대의 관절을 꺾는 신주, 상대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과시 그리고 월정, 봉수, 재기, 팔뚝구미 등 다양한 형태를 기록하고 있다.

  3. 도기현, 2012년 10월 23일, 서울특별시 종로2가.

  4. 고용우, 2011년 12월 1일, 서울특별시 서초구.

  5. 조선일보사출판부, 1941 「朝鮮武藝와 競技를 말하는 座談會」『朝光』 7권 4호 309쪽. 띄어쓰기와 상관없이 원문의 형식으로 기재하였다.

  6. 박철희, 2012년 10월 5일, 서울특별시 종로2가.

  7. 고용우, 2011년 11월 28일․2012년 12월 25일, 서울특별시 서초구․Los Angeles 자택.

  8. 이용복, 2007『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 42쪽.

  9. 세게 메어치거나 내던지는 짓.

  10. 국립영화제작소, 1984 『택견[비디오녹화자료]』, 6분 53초~6분 56초 옷을 잡는 기술.

  11. 고용우, 2012년 12월 25일, Los Angeles 자택.

  12. 김병수, 2012년 8월 5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