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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옛법

일반적으로 옛법에 대한 설명은 위에 설명한 선행연구와 출간된 택견서적들은 결연(決然)한 마음을 가지고 사용하는 기술들로 사생결단을 내기 위한 방법들로 풀고 있다.1) 이것은 신한승에 의한 결과물을 사용하여 왔으며 신한승이 채집한 수기(手技)는 육태안(陸泰安)에게 수벽치기로 전승되어 독자적인 발전을 하였다.2) 

 

송덕기로부터 전수받은 제자들에게 옛법은 옛날부터 내려오는 기술을 이야기한다. 송덕기에게 택견을 전수해준 임호 역시 택견을 배울 때도 옛법이라 불러왔다고 하는 것을 미루어 보아3) 그 연원은 1800년 이전으로 봐야 할 것이다.

 

옛법도 내가 써놨지만. 옛법도 선생님이. 오늘 옛법이다 이렇게 가르킨게 아니라. "이렇게 하면 옛법이야" 뭐냐면은 그... 어... 허벅치기 하실 때 상대방이 품밟기 할 때 허벅지를 툭 차가지고 흐름을... 움직임을 끊는데 이때 발장심으로 가볍게 밀어야지 힘을 주고 밟아 누르면 이게 옛법이 되서 밟아서 뼈가 부러지니까. 밟으면 안 된다 그건 옛법이다. 이런 식으로 인제... 뭐 정확히 일일이 하나씩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아서 기억이 안 나지만. 옛법이라고 따로 배운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뭘 설명하시다가 그거에 연이어서 설명을 많이 해줬다 이거지.4) 

 

택견의 기법들이 다 옛법이야, 사실은.. 근데, 옛날 때 할아버지 이전 대(代)의 걸 더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옛법이라는 건 좀 어떻게 보면 그러니까... 전체적인 것이 다 옛법이 될 수 있는데 요즘에서도 조금 약간 좀... 위험한 기술들을 이야기 하는 거예요. 손으로 목을 친다거나, 주먹으로 목을 치는게 있는데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통칭해서 다 옛법이라고 그래요.5) 

 

옛법은 상대에게 사용하면 위험하고 치명적인 기술을 지칭하며 고대(古代)부터 내려져 온 기술들을 통틀어 옛법이라고 한다. 기술의 사용부위는 손․팔꿈치․발․정강이․무릎․머리 등 신체 부위의 얽매임 없이 사용하는 것인데 다양한 기법들이 더욱 있지만 도기현이 전수받은 기술은 17가지보다 조금 넘는다.6) 고용우가 전수받은 옛법 형태의 기술은 김정윤이 촬영하여 출간된 『태견. 위대편(2002)』과 『태견. 아래대편(2002)』을 본다면 상당히 많은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용우가 전수받은 기술들 중 꺾는 동작인 ‘신주’나 상대의 공격을 봉쇄(封鎖)하고 상대를 묶어두는 기술의 종류인 ‘과시’ 크게 돌려서 태기치며 걸어서 크게 넘기는 ‘풍수’ 등이 있는데, 도기현과 함께 배우던 최유근은 1985년 이후 송덕기에게 ‘낚시모’라는 이름으로 꺾는 기술을 전수를 받았다고 한다.7) 

 

다행이 이제 할아버지가. 어떤게 있을까... 할아버지 기술 중에서 칼잽이 가르쳐주시다가 칼잽이 해서 미는데 목을 밀어야지. 꽉 쥐면 안 된다 이게 줄띠잽이다. 옛법이다. 줄띠잽이라고 그래가지고 목을 탁 민 다음에 움켜줘서 목덜미 잡아챈다. 이런 식으로 기술을 설명하다가. 안 되는 반칙을... 반칙인가? 그런 얘기를 하시면 옛법이라 그런 적이 많고.…(중략)…그럼, 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신거지. 낙함은 이... (손장심 아래 단단한 부위)이걸로 턱을 쳐서 내려 빼는 거에요. 근데 이게 낙함 하는데 뭐 헤깔리신지 오래되었는지... 코침주기가 있는데. 코침도 또 똑같 해요. 코침주기도 이걸로 딱 치는 건데.. 이렇게 치는 건데...…(중략)…이렇게 치는 건데.. 코침주기나. 턱걸이, 낙함이나 비슷한 기술들이 면치기나... 그러니까 얼굴 치는 거를 면치기라고 하는데... 또 근데 그걸 턱걸이라고도 하신다는 거지. “그럼 턱걸이도 면치기 아니에요?” 우리가 이렇게 물어보면. “턱걸이는 턱을 거는거고! 면치기는 얼굴을 치는 건데!” 또 들어보면 다르긴 다른데.. 옛법에 대한 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운게 아니라 그때, 그때 (조금씩)배웠는데 지금 같으면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가 이렇게 조사하듯이 했으면 좋을텐데. 우리가 배워가지고 재밌으면 우리끼리 연습을 하고 또 연습도 안되는게 옛법들은 다... 상대를 아프게 하는 거니까. 잘 연습할 수 없지.8) 

 

옛법은 순서가 없게 나왔어요. 그러니까... 이 동작이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는 건 아니에요. 하다가 이런 동작, 저런 동작 기냥 나와 버려요.…(중략)…(송덕기가 칼잽이 설명하다가) 어느 때는 확실하게 줄띠를 땡기면서 미는 거다. 줄띠를 잡는 거다. 이런 식이에요. 이게 갑자기 나오다가 그걸 하면서 어느 때는 뭔 동작을 하다가 갑자기 그걸 물어 볼라고 하면 다른 걸 말씀하신단 말이에요. 기술에 따라 순간의 기술을 보여 주시는 거에요. 어느 때는 웃으시면서 목줄띠 같은데 찌르는 경우도 있고.9) 

 

송덕기가 옛법을 전수할 때는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의 형태를 알려주면서 부가(附加) 설명으로 옛법의 동작 형태를 알려 주었다고 한다. 이는 전수하는 과정 중에 옛법이라는 위험한 형태의 기술과 구분지어 설명한 것과 더불어 응용방법을 제시(提示)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또한 송덕기의 옛법 기술은 비슷한 기술에 대해 여러 가지로 응용되며 명칭이 있는 것도 있지만 명칭이 없는 다양한 형태가 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송덕기는 제자들이 그냥 옛법을 물어보거나 가르쳐달라고 하면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잘 가르쳐 주지 않았다고 한다.10) 

 

다음은 남을 해칠 생각으로 운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매일새벽 태껸을 배우는 제자들에게 “주먹을 쓰는자는 반듯이 그 댓가를 받게되니 절대로 다른 사람들을 해칠 생각조차 갖지말라.”는 당부를 하곤 한다.11) 

 

택견은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하지만 발을 많이 사용한다. 시합을 할 때는 동네끼리 선수를 뽑아서 대회를 열었으나 일제(日帝) 시대에는 일본의 탄압으로 택견을 전혀 실시할 수 없었다.…(중략)…그 당시에는 나 자신도 택견을 전통무술로 계승시켜야 하겠다는 생각을 별로 못하였고, 우리의 고유무술에 대한 인식을 깊이하지 못하여 큰 관심을 두지도 못했다.12) 

 

할아버님이 일종의.. 무술이라는 거를 이해하셨던 거에요. 할아버님이 그런 동작이 무술을 이해하지 못하면 나올 수가 없는 거에요. 그러니까 (요즘의 무술 같은 개념을)꿰뚫고 있으셨던 분이에요. 어떤 분들 와서 “노인네, 힘 다 빠지셨구만..” 이러구 가는 사람도 있고 별의별 사람들 다 많았지. 근데 그걸 그러니까 할아버님하고 직접 접해보고 배워보고 보고 이렇지 않는 과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노인네 이러고 팔짱끼고 이러고 계시니까 오면 품밟기, 보여 주신게 없으니까. 품밟기 그런 거 밖에 보여준게 없어요. 사람들 오면 그러면 “저거 뭐야”이러고 다 간다고. 그러니까 그런 동작(옛법)이 무술을 이해 못한 분이면 나올 수가 없는 거에요. 자연적으로 순간에 나올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그걸 갔다가 순간적으로 (태견책에 대해)어쨌다 저쨌다 흉내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그러는데 절대 그런 건 아니에요.13) 

 

하지만 택견이 송덕기의 증언과 같이 발질 위주 사용의 형태로 견주어 발달하여 온 것을 봤을 때,14) 옛법은 경기(競技)와 마을 간에 견줄 때에 안전성으로 위해 금지하기 위해 지칭(指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전수과정에서 문화재 조사들은 옛법의 형태가 매우 적게 남아있다고 기록하고 그 가치 또한 오장환은 「택견의 무형문화재 지정 조사의뢰서」에서 조차 축소시켜 송덕기가 보유한 택견 모습을 제한하였다.15) 근래의 사전적 의미와 달리 택견은 일반 명사로서 이용한 다툼․싸움의 의미가 있으며16) 송덕기는 구한 말, 주로 중인(中人)들이 택견을 하였던 것을 지금으로 ‘깡패’들이 한 것이라 증언한 것을 본다면17) 옛법의 모습은 택견의 전체적인 무예 형태를 제공하고 또한 수박(手搏)의 형태를 미루어 볼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이라 판단한다.

 

(책에서는 ‘물주’로 지칭)이런 거는 아무튼 태질이라고 하기에 조금 이게.. 이게, 이게 목무장 기법들이야. 목무장.…(중략)…이게 탁 틀었다가 누우면 과시가 될 수 있어. 이렇게 돌리면 돌아지고 목무장. 돌려서 (상대를) 찌그러트리면 과시가 되고.18) 

 

송덕기 제자들의 전수과정에서 옛법을 보았을 때, 도기현과 고용우의 차이로는 도기현이 보유한 옛법의 형태에 대해 고용우는 알고 있었고 그 전수과정 또한 비슷하였다. 하지만, 고용우는 도기현이 모르는 많은 옛법의 형태를 알고 있었는데, 이것은 전수과정 중 질문의 여부(與否)와 전수 했던 시기와 나이 그리고 전수기간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또한 보유하는 기술에 대한 견해는 택견이라는 것에 대해 놀이나 스포츠로서 비중과 무예기법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가 있었다.

 

송덕기가 보유하고 알려준 옛법은 활개짓과 발질(발길질)에서 사용되는 기술들의 응용 기술이지만, 기술에 따라 세부 명칭과 방법들이 있는 것으로 알 수 있었고, 송덕기가 옛법 사용을 자제한 점과 고용우, 도기현의 전수과정으로 보아 옛법은 단순히 상대를 절명케 하는 기술이 아닌, 견주기에 금지되는 기술들로 구분하기 위해 지칭된 명칭으로 볼 수 있다.

 

 

각주

  1. 오장환, 1991 『택견전수교본』, 119쪽.

  2. 「고유무술 수벽치기, 계보 찾았다」『일간 스포츠』 1987년 7월 11일 2면.

  3. 도기현, 2003 『택견 그리고 나의 스승 송덕기』, 137쪽.

  4. 도기현, 2012년 10월 23일, 서울특별시 종로2가.

  5. 고용우, 2012년 12월 25일, Los Angeles 자택.

  6. 도기현, 2003 『택견 그리고 나의 스승 송덕기』, 138쪽에는 대표적인 기술을 명시하고 있다. 안경씌우기, 장못치기, 코침주기, 고막치기, 낙함, 턱걸이, 줄띠잡기, 도끼질, 항정치기, 팽이돌리기, 잡아대기가 있고 발기술로는 밟아차기, 곧은발질, 자진무릎, 허벅찧기, 꿈치차기, 깍음다리로 제시하고 있으며 송덕기가 서술해 준 동작을 본인이 명사형으로 붙였다고 밝히고 있다.

  7. 도기현, 2003 『택견 그리고 나의 스승 송덕기』, 137쪽.

  8. 도기현, 2012년 10월 23일, 서울특별시 종로2가.

  9. 고용우, 2012년 12월 25일, Los Angeles 자택.

  10. 도기현, 2003 『택견 그리고 나의 스승 송덕기』, 137쪽 “옛법은 상대를 상하기 때문에 함부로 가르쳐서는 안돼!” “시합 중에 옛법을 그러면 난리가 나지. 얼른 사과하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시합하다말고 마을과 마을끼리 큰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어.”

  11. 「80年을 하루같이 태껸運動」『동아일보』 1983년 12월 22일 12면.

  12. 박종관, 1983 『傳統武術 택견』, 8쪽.

  13. 고용우, 2012년 12월 25일, Los Angeles 자택.

  14. 대한태권도협회, 1973 「銀髮의 태권도人」『태권도』 제7․8합본호.

  15. 오장환, 1981 「택견 무형문화재 지정 조사의뢰서」 “쌈수 ①낙함 ②턱빼기 ③면치기(오광잽이) ④멱치기 ⑤항정치기 ⑥손따귀 ⑦주먹질 ⑧휘뚜루치기(마구치기) 등 결연택견의 쌈수가 있었으나 체육적 놀이로 가치가 없는 것같아 생락함.”

  16. 조성균․이재돈․남도희, 2010 「문헌에 보이는 전통무예 택견의 역사성과 정체성(1910-1958년을 중심으로)」『한국체육철학회지』 18권 3호, 41쪽.

  17. 이보형, 1984 「선조의 수련세계(구술자: 송덕기)」『KBS문화마당』 KBS 한국방송사업단.

  18. 고용우, 2011년 12월 1일, 서울특별시 서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