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의 상징이라고 하면 대중들은 “익크, 엑크”하는 기합을 생각한다. 하지만 송덕기의 기합에 “엑크”는 없었다고 한다.1) 1971년 「살아있는 태껸인 송덕기 옹」『태권도』 제3호에서 취재한 내용에도 “익크”라고 기록을 하고 있다.2) 다른 무예와 달리 상대의 기(氣)를 누르기 위해 기합을 지르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주의를 환기(喚起) 시켜주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은 단오나 추석 명절에 대중적으로 치러지는 택견의 특성상 부상방지를 위한 것이나 상대에게 큰 부상을 막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할아버지께서 “엑크”라고 하는 적은 없었어요.. 익크는 “익!!”, “이익~!!(이!!~)” 할 때도 있었고 “익크”라고 할 때가 있었고... …(중략)…“익!!”한다는 게 기합을 넣어 주는 거죠. “익!” …“익!크~”할 때 그거는 뭐냐 그러니까..사람들에게 경고를 주는 거예요. “야, 내가 (공격)준비 할 테니 (방어)준비하고 받아라.”이거에요. 경고 주는 거예요.3)
할아버지는 “엑크”는 안했어. 신한승 선생님이 택견을 정리한다고 하다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할아버지께서는 “익”에 소리를 강하게 내고 “크”는 바람이 세어 나오는 소리지.4)
택견의 기합에는 “익크”가 기본이지만 기합소리의 문자 표기와 현대 전수과정 중 활자로 표기된 “익크”를 따라하다 보니 “익”보다 “크”에 강세를 주어 움직이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크”는 이제 “커~!”라는 형태로까지 변이(變異)되어 택견 기합의 형태를 바꿔 전수하고 있다. 이러한 기합이 나오게 된 것은 놀람의 표시인 ‘에그’, ‘이크’, ‘에그머니’의 기원으로 일부 전수 단체에서 설명하지만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게 소리를 내는 “익!”이나 “이익!”같은 형태를 본다면 놀람의 표시와는 거리가 멀다.
송덕기가 택견을 하며 힘을 쓰는 기합을 할 때, “익!크~”, “익”, “이익!”, “이!!~”에 강조된 소리를 내었고 이것은 송덕기가 강조한 밟는 형태의 공격과도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상대에게 주의를 환기(喚起) 시켜주는 “익크~”와 힘을 사용하고 낼 때는 “익!크~”, “이익!”으로 구분되어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5)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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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현, 2007 『우리무예 택견』,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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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태권도협회, 1971 「살아있는 태껸인 송덕기 옹」『태권도』 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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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우, 2012년 12월 1일․2012년 12월 25일, 서울특별시 서초구․Los Angeles 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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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현, 2012년 10월 23일, 서울특별시 종로2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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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크~”는 택견 기합의 발음 상 “이익!!” 또는 “익!!”으로 강하게 소리를 내고 “크~”는 자연스럽게 세어나오는 소리이기 때문에 위와 같이 기입하였다.